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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용자정(龍自亭), 매바위와 매산나 소(沼)

구름에 달

by 碧巖 2021. 10. 2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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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정(龍自亭)

경남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 753

용자정창건기(龍自亭創建記)

어느 고을이든지 명가세족이나 선현도사가 풍치 좋은 곳을 점거하여 유적을 두었는데 심원정은

사반세기의 풍상을 안고 군립공원의 관문에 위치하여 이 고을 심진동의 진면목을 안내하고 아름다움을 자랑하도다.

예전에는 계곡이 깊고 울창한 숲으로 인해 접근하기가 어려워 그 모습을 대하기가 수월하지 않았으나

세속을 씻어주려는 듯 세상과 많이 가까워진 지금의 용추폭포는

천 만년을 하루같이 천상에서 구슬이 굴러 떨어지듯 하는 아름다움이 가히 신비스러움으로 가슴에 닿는다.

 

그 규모가 해인사를 능가하였다는 장수사는 서라벌 옛 꿈과 함께 동족상잔의 전란 속에 스러져버리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일주문(조계문)의 섬세하면서도 웅장한 자태는 천년 신라의 찬란했던 예술문화를 미루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고 절터와 함께 당당하게 세월의 길목을 지키고 서 있다.

용추사는 새롭게 단장하여 우람하긴 하나 옛 모습에 비할 수는 없으련만 옛 터를 지키고 서 있음이 다행이로다.

 

용이 트림하듯 힘차게 솟구친 용추폭포 물줄기를 따라 구비구비 내려오다 보면 물의 흐름이 갑자기 느려지면서

깊고 넓은 매사니 소가 나타나는데 계곡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암반으로 형성된 듯하며 그 일부에 해당하는

이곳의 명경 알같이 투명하고 깨끗한 물위에 어리듯 비치는 아름다운 정자 하나를 새로이 지었으니 바로 용자정이다.

 

용자정 마루에 앉아 건너다보면 금방이라도 매가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매바위라 하였고 용자정의 아름다운 자태와 어울려 보는 이들의 시름을 씻어 내리고 있으며 맴돌고

휘돌아 솟아 올린 물방울은 다시 물안개를 만들고 때로는 무지개 뿌리를 이루니 행여 길손을 유혹하려 들까 염려된다.

 

세태의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자연훼손 심각한 지경에 와 있는 환경오염과 무질서한 향락행태를 염려하는

이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향토보호를 위하여 7년 전 용추계곡 자연보호협의회를 구성하여

자연보호실천운동을 이어 오던 중

정용규 군수님의 배려로 용추계곡 군립공원 매표소운영권을 위탁 받으면서 본회가 활기를 띠었다.

 

회원 각자가 본래의 생업에 종사하면서 협심과 무보수 헌신봉사로 수입지분을 적립하여 기금이 조성되었으며

용추계곡 내 승지 안내판과 가구별 우편함 설치 등 여러 가지 지역 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우리 협의회의 향토보호와 지역사회발전을 추구하는 순수한 이념이 영구히 변하지 않기 위한 구심점이 되고

상징성이 잇는 사업을 구상한 끝에 정자건립을 결정하여

2001년 4월 9일 제7차 정기총회에서 회원제위의 승인을 받아 부지를 선정하였으며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동월 26일 상량에 이어 9월 25일에 건립공사를 완전 마무리 짓고 협의회의 이름자를 따서 용자정으로 하였다.

 

후손들이 용자정에 모여 앉아 대대로 쌓아 온 자연보호실천의 아름다움과 도덕 높은 우리 협의회의 발자취에 관해

칭송하고 그 뜻을 계승함에 부끄러움 없도록 노력 경계하고 상호간에 화목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용자정이 우리 지역사회의 영구적인 정신적 구심체로 자리 잡게 되었으니

오늘이 있기까지 헌신 봉사한 65명의 회원님을 비롯하여 건립추진에 각별히 애써주신

정연길 고문님과 재정을 차질 없이 수행한 이종현 총무님, 운영에 협조해 주신 정종의 조수환 부회장님,

이 준 김형길 감사님, 그리고 각 마을 이장님 등 모든 분들의 노고에 대하여 감사하며

우리 서로 자만하지 말고 창설이념을 되새기어 후손에게 아름다운 유산으로 남길 것을 바라는 바이다.

서기 2002년 3월 일

용추계곡 자연보호협의회

회장 정연화 씀

 

 

龍自亭記(용자정기)

安義山水鄕也 花林尋眞猿學 三洞之佳山麗水 祥雲彩霧奇巖怪石茂林淸泉

안의산수향야  화림심진원학    삼동지가산려수  상운채무기암괴석무림청천

嶺右第一勝地而世稱小金剛焉 尋眞洞新安里上山水最奇處 有尋源亭

영우제일  승지이세칭소금강언   심진동신안리  상산수최기처  유심원정

卽遯庵草溪鄭先生 棄官藏修所 高標淸德 不泯於數百載之下而士林

즉둔암초계정선생   기관장수소  고표청덕  불민어수백재지하이사림

每歲虔祀追慕 可見尊賢尙德之彛性攸同矣 且是洞之居人 皆以儒門肖裔

매세건사추모  가견존현상덕 지이성유동의  차시동지거인  개이유문초예

克勝先懿敦行孝悌 人心淳樸里俗仁厚 此倍勝於山水之美也

극승선의돈행효제   인심순박리속인후   차배승어산수지미야

尋源亭之上龍瀑之下 有翼然龍自亭 以龍湫溪谷自然保護 之意而名其亭者也

심원정지상룡폭지하   유익연용자정   이용추계곡자연보호   지의이명기정자야

嗚呼六二五動亂之慘禍 何可忍言哉 烟霞洞府龍湫別境 亦被戰禍 寺刹燒盡

오호육이오동란지참화   하가인언재   연하동부용추별경  역피전화  사찰소진

維餘新羅燦爛藝術之一柱門 周圍環境之破壞今難回復 平亂後亦以治安 斬伐數百年生長之樹木

유여신라찬란예술지일주문   주위환경지파괴금난회복   평란후역이치안   참벌수백년생장지수목

又以名勝地道路擴張 奇巖老樹無數破損 數多觀光客 日日往來 環境汚染極甚

우이명승지도로확장   기암로수무수파손  수다관광객  일일왕래  환경오염극심

間間有遊興享樂所 農村淳眞之情緖 已至頹廢 是甚慨嘆矣 於是地域有志僉員 以吾守吾洞之意

간간유유흥향락소  농촌순진지정서  이지퇴폐  시심개탄의  어시지역유지첨원   이오수오동지의

結自然保護協會 實踐而有成績 甚盛事也 以郡面支援及會員之協力

결자연보호협회  실천이유성적  심성사야   이군면지원급회원지협력

構亭而相會於斯 講究實踐之計劃 相信而圖其親睦 又以此亭 敬遺於子孫

구정이상회어사  강구실천지계획  상신이도기친목  우이차정  경유어자손

使效吾儕今日之事 世世不替則 是亭也將傳無窮而亦爲自然保護之象徵 其意甚盛甚美矣

사효오제금일지사  세세불체칙  시정야장전무궁이역 위자연보호지상징  기의심성심미의

凡事靡不有初 鮮克有終 惟願僉員 勿以亭成爲幸

범사미불유초  선극유종  유원첨원  물이정성위행

互相勸勉 不怠實踐則是谷之環境 復其昔日之美態矣

호상권면  불태실천칙시곡지환경  복기석일지미태의

亭之建治沿革 周邊之景觀 詳悉於創亭記 不敢贅說而略敍建亭之意

정지건치연혁  주변지경관  상실어창정기  불감췌설이략서건정지의

以塞其請請文者 鄭然吉鄭然和也

이색기청청문자  정연길정연화야

歲 壬午元月 日

세 임오원월 일

礪山 宋瓊煥 記    晉陽 鄭大甲 書

려산 송경환 기    진양 정대갑 서

매바위와 매산나 소(沼)

 

매바위와 매산나 소(沼)

함양군 안의면 하원리 산 199

‘매산나소(沼)’는 함양군 안의면 용추계곡 지역 주민들이

2002년에 건립한 용자정(龍自亭) 의

측면 계곡의 깊은 소(沼)를 ‘매산나소(沼)’라 부른다.

시퍼런 소(沼)의 건너편 암벽위를 보면 길 쪽을 향해 뚫어질 듯 주시하는

매의 형상(形狀)을 닮은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를 “매바위”라 부른다.

이 매바위는 옛 조선 도성의 터를잡은 무학대사가 처음 찾아낸 바위다.

무학대사(舞鶴大師)와 태조 이성계(太祖 李成桂)와의 절친한 관계를 시기한

삼봉 정도전(三峯 鄭道傳)의 계략에 무학대사가 오히여 쫒기는 처지가 되어  몸을 숨길 곳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곳 함양 용추계곡을 들리게 되었다.

계곡을 깊이 들어갈수록 아름다운 경치에 거듭 탄복해 하면서 이 소(沼) 앞에 당도했다.

이때 무학대사의 머리 위를 날던 한 마리의 새가 갑자기 풀숲으로 숨으며 맥을 못추는 거였다.

대사가 그 연유를 퍼뜩 알아차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대사의 눈에 띈 것은 큰 매였다.

매가 골의 입구를 지키고 있다면 이 골짝 어디에 길지가 있는 건 당연했다.

이렇게 해서 찾아진 곳이 바로 현재의 은신암(隱身庵)터다.

‘매산나소’의 ‘매산나’의 유래는 지나는 행인들이 이 매바위를 향해 ‘매산나’하고 외치는 데서 비롯되었다 한다.

즉 ‘매가 살았나’는 식으로 고함을 치면 암벽에 의해 울림되어 오면 ‘매삿다’즉 ‘매가 살았다’라는 대답으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이 암벽의 바로 아래, 아주 깊은 소(沼)를 ‘매산나소(沼)’로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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