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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8-강리도의 교훈…구글에 지도 넘겨줘선 안된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by 碧巖 2018. 8.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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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리도의 교훈구글에 지도 넘겨줘선 안된다.

조선의 세계지도, 찬탈자에 이용당해구글에 안보 정보 줄 수 없어

김인영 기자    2016.08.08 16:45

 

[공감신문 김인영 기자]

영국의 해양전문 작가인 개빈 멘지스는 저서 1421-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에서

명나라 영락제때 정화(鄭和) 함대가 컬럼버스보다 70년 앞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멘지스의 연구 가운데 눈에 띠는 대목은 한국이 최초로 세계 지도를 만들었고,

정화가 이 지도를 들고 유럽인에 앞서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으로 항해했다는 주장이다.

그 지도가 바로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 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彊理歷代國都之圖)’.

줄여 강리도라고 한다.

 

멘지스는 정화함대가 1488년 포르투갈인 바르돌로뮤 디아즈가 희망봉을 발견하기 67년전에

역방향으로 아프리카 남단을 돌때에 당시 제작된 세계지도를 소지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수소문 끝에 일본까지 가서 당시 세계지도인 강리도를 보고 감탄했다고 술회했다.

해군 제독 출신으로 고지도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는

한반도가 일본보다 크게 그려져 다소 주관성이 개입됐지만,

아프리카에 관한한 당시 항해술로는 정확히 측정했다고 분석했다.

 

강리도는 조선 태종2년인 1402년에 김사형·이무· 이회등이 작성한 지도다.

권근의 양촌집에 따르면 중국에서 만들어진 성교광피도와 역대제왕 혼일강리도를 합쳐 만든 것이다.

당시 한국인들이 아프리카 해역을 순항하고 그린 것은 아니지만,

외국의 여러 지도를 가져와 종합하면서 당시 지도기법으로는 세계를 정확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주 이트 교단 소속 신부 마테오 리치가

곤여만국전도를 중국에 전하기 200년전에 한국에서 세계지도가 만들어진 것은 놀랍기까지 하다.

강리도에는 인도 반도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지만, 사하라 사막과 유럽이 표기돼 있다.

이 지도는 1403년 조선 사절단이 조카 건문제를 쫓아내고 황제에 오른 명의 영락제에게 선물했다.

멘지스는 이런 팩트들을 근거로 정화가 대항해를 떠날 때 이 지도를 가져갔을 것을 것으로 추측했다.

정화 함대는 황위를 찬탈한 영락제가 조카 건문제가 바다로 도망갔다는 소문을 듣고

조카를 찾아 죽이기 위해 만든 선단이다. 멘지스는 강리도가 이 함대의 길잡이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멘지스의 상상력이 실제인지는 차치하고, 우리는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600년전에 세계 최대강국이었던 명나라가 전세계 해상을 탐험하고 제해권을 장악할 당시에

조선은 소프트웨어와 우수한 기능인력을 중국에 제공했다는 점이다.

 

조선은 세계를 탐험하지 않았지만,

각국의 지적 산물을 종합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재주를 오래전부터 발휘했다.

멘지스의 분석을 잠시 빌리면 당시 정화함대에는 조선조의 우수한 해운 기술자들이 동승했는데,

기술력에서 조선은 당시 아시아에서 최고의 단계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지도 제작은 국가 경쟁력이다. 우리는 조선시대에 세계 지도를 그렸다.

조선후기 지리학자 김정호는 당시의 여러 지도를 종합해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우리 민족은 지도 제작에 관한한 다른 어느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지도 제작은 세계 일류급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1993년부터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초정밀 전국지도를 2001년에 디지털화했다.

축적은 5,000분의 1로 미국·일본보다도 상세하다.

 

영국 작가 멘지스의 상상력이 맞다면 우리 선조는 세계지도를 최초로 만들어 놓고, 활용을 못했다.

중국의 세계 탐험에 이용됐을 뿐이다.

런데 지금, 세계 1위 검색업체 구글이 우리의 정밀 지도를 거저 내달라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초기에 제작된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彊理歷代國都之圖)’. 줄여 강리도라고 한다.

 

구글 지도반출 불허시 혁신 뒤쳐질 것위협

 

구글은 8"모바일 시대에 위치 정보와 지도 서비스를 결합한 서비스는 혁신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며

 "지도 반출 불허 시 우리나라가 이런 흐름에 뒤처질 것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이날 새누리당 이우현·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공간정보 국외반출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매니저는 "구글은 전 세계에서 제공하는 혁신적인 지도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서 제공하듯이

한국에서도 제공하고 싶다""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한국에 지도 서비스를 활용한 혁신 도입이 늦어지거나

그 결과 나중에 글로벌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일 아이폰 도입이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어떻게 됐겠는가"라며

 "역량 있는 정보통신(IT) 기업들이 글로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약컨대, 한국이 지도를 내주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역량있는 구글에 지도정보 서비스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국가안보·지도주권·납세 형평성등 고려, 반대 여론 강해

 

구글이 세계적인 기업임은 분명하지만, 남의 나라의 국가 재산을 내놓아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거의 협박조다.

 

구글의 터무니 없는 주장에 대한 대답은 앞서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명확하게 제시했다.

신의원은 지난 4일 구글에게 지도반출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신의원의 주장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한다.

 

첫째, 국가 주권과 안보를 저해한다.

우리나라는 남북이 대치하는 안보적 상황에서 전국 곳곳에 군부대와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전국이 요새화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현재의 인공위성 서비스로도 우리 군시설의 위치가 파악된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정확하고 구체적인 좌표까지 내줄수는 없는 일이다.

가뜩이나 사드 파동으로 중국 일부 언론이 한국을 대놓고 타깃화할 것을 주장하고,

북한이 국내 주요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구글의 상업화에 상세 지도서비스를 줄수는 없다.

게다가 이슬람테러 집단도 국내를 타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터에

지도를 주는 것은 안보와 주권에 심대한 위해를 줄수 있다.

 

우리 정부는 외국 구글맵에서 우리 군부대 등 민감 시설의 위성 이미지가 노출되는 만큼

이도 다 지워야 지도 반출을 허용하겠다고 제시하지만,

구글은 한국 규제를 이유로 미국·영국·브라질 등 타국의 구글맵 서비스까지 '검열'하는 것은

재량권 위반이라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더더욱 줄수 없는 일이다.

 

둘째, 미래산업의 핵심자원인 지도데이터를 조건 없이 구글에 제공할 경우 국내법을 준수하고

성실히 납세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내외기업들과 비교해 심각하게 형평성에 위배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현 의원은 구글의 지도 요구는 오히려 글로벌스탠다드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조건없는 국외 지도반출은 국부의 유출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밀지도데이터는 단순한 지도가 아닌 4차 산업혁명의 원유와도 같은 존재로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 증강현실, 자율주행차의 핵심자원"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구글의 글로벌 서버 /연합뉴스

 

구글 요구는 갑질주장도

 

구글은 2008년 한국판 구글맵의 출시 이후 계속 한국 당국에 지도 반출을 요구해왔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구글의 공식 반출 신청은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 이 논란이 다시 달아오른 것은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와 지능형 자동차 등 지도를 토대로 한

첨단 IT 제품이 주목받으며 국내에서 지도 반출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구글맵이 정상화되면 한국판에서도 도보 길 찾기 내비게이션

실시간 교통정보 실내 지도 3차원 지도 등 고급 기능이 추가될 길이 열린다.

지도 앱(응용프로그램) 사용자로선 선택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찬성 진영은 구글맵이 제대로 되면 포켓몬고와 구글의 지능형 차량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오토'

구글맵을 쓰는 유명 서비스가 쉽게 국내 출시될 수 있어 혁신이 활발해진다고 강조한다.

세계에서 한국만 구글맵이 잘 안되는 '갈라파고스(고립지)'가 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숙박앱·택시앱·배달앱 등 국산 서비스가 서구에선 사실상 표준 역할을 하는 구글맵을 더 많이 쓰게 돼

우리의 국제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지금껏 많은 국내 앱은 국산 지도 기반으로 설계돼 외국에 진출하려면 구글맵 버전으로 재개발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온라인 검색과 모바일 영역을 장악한 ‘IT 공룡' 구글이

이번 지도 반출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IT 업계에서 구글이 '특혜'를 요구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국내 서버에 추가 투자해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구글맵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데

지도 반출이란 '편한 길'만 고집한다는 주장이다.

지도 서비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Bing) 지도'나 애플 맵은

국내 서버를 토대로 한국판 구글맵보다 훨씬 더 풍부한 기능을 제공한다"

"지도 반출이 구글맵 정상화의 유일한 길이라는 구글 측의 주장은 부당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법규에서는 반출 신청이 들어오면 국토교통부·국방부·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 구성된

부처 협의체가 60일 이내로 심사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구글은 지난달 국내 지도 반출을 신청했으며,

정부 관련 부처로 구성된 지도국외반출협의체는 오는 25일까지 반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선은 강리도를 명 영락제(永樂帝) 즉위기념으로 조공했더니,

당대 최고 소프트웨어는 찬탈자의 권력 방어에 이용됐을 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어렵게 만들어 놓은 최고의 지도서비스가 외국 공룡기업에게 내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김인영 기자 | inkim@gokorea.kr   <저작권자 © 공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선 초(1402) 김사형 등이 만든 동양 최고() 세계지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채색 필사본.

크기와 형태에 왜곡이 있지만 좌측 끝에 아프리카 대륙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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