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五月....貳仟六年
찬란한 붉은 장미의 五月이
한세월 흙 내음 맡으며
뿌린 만큼 거둘 줄만 아는
민초의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이천육년 밀치듯 다가온 汚月이
힘든 삶을 걸어온 농부들의
불거진 핏줄마냥 용솟음치며
우리의 가슴을 슬프게 합니다.
진실 속에 흩어지는 땀방울들을
냉기서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그 광기어린 아집들은
차마 가슴에 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그것 뿐 이겠지요.
도도히 흐르는 오늘의 역사를
언젠가는 그들도 디뎌야 한다는.
그렇게 娛月이 지나가려 합니다.
2. 僇月(유월)....貳仟六年
때 이르게 작렬 하는 붉은 태양은
실록 우거진 산하와
푸른 들녘을 휘감아
머리 위를 따갑게 합니다.
堉月을 축복하듯이...
그렇게 다가온 六月은
한세월 정든 터전을 지키며
오랜 숙고의 기다림 속에서
지쳐버린 작은 희망이나마
애써 피워보려는
억눌린 마음을 더욱 짖누릅니다.
눈을 감아도 뇌리를 맴돌며
떠오르는 고향 산천들
무엇이 얼마나 부족했기에
떠나야만 하는 운명의 발길들인가
그들은 그렇게 恧月을 맞이합니다.
우리에게 펼쳐진 陸月은
아직도 길고 길기만한데
아직도 무수한 땀방울들을
애정 어린 저 너른 대지위에
흩날려야만 하는데...
3. 七月...貳仟六年
그래요
운명 인가요
가온내 양편
푸름 한 가득 잉태되는
이 대지를 향한
작은 가슴속 소박한 꿈도
이렇게 접어야만
하는 것 이라면...
그래요
운명 이라면
애련한 가슴 여미며
받아들일 수 밖에
그것이 길 이라면
그를 향한
오롯한 순명만큼
그 만큼의 절규가
누리달을 뒤로 하고
㓼月의 뜨거움으로 다가섭니다.
4. 八月, 貳仟六年
하늘에서 해가
땅 위에서는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八月이
휘몰아 소용돌이치면서
밀려옵니다.
정든 들녘과
다시 못 볼 마을의 정경들은
숨 가쁜 내일을 기다리듯
푸름의 바다로
점점 달려가네요.
기다림을 다한 양
기나긴 어두움의 터널을 지나
자그마하던 유년의
아름다운 꿈마저 외면하면서
서서히 밀려듭니다.
푸름 바다의 거센 회오리에서
나를 잃지 않으려는
속절없는 아우성은
작아져만 가는데
타오름의 八月은 시작됩니다.
5. 九月의 첫 날
내 고향 이의동, 하동님에게 平和를 빕니다.
우리 모두는 새삼스레 다가온 九月을
어떻게 정리하며 보내야 할지,
삶의 수를 잘 놓을 수 있을지 자세히는 모릅니다.
그러한 것은 몰라도
우리가 알고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늘상해오던 대로 땀을 계속 흘려야 한다고 하는 것,
그것 뿐 이겠지요.
우리가 함께 버티어온 이의동, 하동이 아직은 그대로이니까요.
슬퍼할 수도,
기뻐할 수도,
애끊는 속내를 드러낼 수 도 없는
그것이 지금 우리네의 현실인가 봅니다.
막바지 여름을 슬그머니 타 넘으며
또 다른 계절이 시작되려 합니다.
내 고향, 빛 고운 가을이 오면
책장 속 꽂아놓았던
잊지 못할 지난 이야기들
고운 찻잔에 담아 마실 수 있는
사랑의 향 깊은 차 한 잔 마주 놓고
들녁 보이는 작은 창가에 앉아
그리움과 마주하려 합니다.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으나
받아 줄 사람이 있을까요.
그 그리움에 멍이 들면
낙엽 한 잎 띄우겠습니다.
가을에 만나고 싶은 사람
이의동, 하동님들을 위해
九月의 바람을 같이하면서...
九月의 바람,
새삼스런 것은 아니지만
님께서 느끼던 그 바람만은 아니겠지요.
처음으로 느껴볼 수 도 있는 九月의 바람!
지금 님께서 맞이하는 바람은
무슨 바람인가요
절망 속 두려움의 바람,
갈길 잃은 설렘의 바람,
마음속 애련히 져려 오는 바람,
가슴시린 그리움의 바람,
희망 속 환희의 바람,
가슴 벅찬 정열의 바람,
恨 세월 보상의 욕망의 바람,
그 모든 바람 타고 넘으려는
그대의 힘찬 그 그바람,......................
6. 十月... 貳仟六年
풍요로움의 출렁임 속에서
따스한 가을 햇살같이
우리의 가슴에 다가와야 할 十月이
더러는 탁한 황혼 빛 짖게 드린 노을마냥
가슴 아리도록 다가오는 것은 아닐런지요.
이 가을 아쉬움 많은 서러움 속에
주마등처럼 지나갈 시간이건만
떨어져 딩구는 낙엽처럼
마음 한켠 그 곳에서 우리 같이
딩굴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누군가의 눈길을 바라듯이
낙엽이 뒹구는 그곳에서
하늘연 달을 즐겨야 함은
순수함을 노래하던
아름답던 젊음 날 추억 속
책장너머 그 곳은 아닐런지요.
은빛 칼날 속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은
이내 살을 에이듯
차가운 냉기를 내뿜으며
발걸음을 자꾸 무겁게만 하는 것은
아직은 차마 고향의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 함은 아닐런지요.
7. 十一月...貳仟六年
서러움으로 점철되었던
삶의 시간들은 쉼을 모르고
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예까지 왔습니다.
머지않아
나무들이 아름다웠던 옷을 다 벗으면
우리도 고향에서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벗어
고이 간직하여야 하겠지요.
춥고 쓸쓸하지 않을까
차마 안스러워
무거운 발걸음은
견딜 수 없을 것 같고
시린 바람에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이리 떠나야함은
굴곡의 생을 보는 것 같아
나를 슬프게만 할 것 같습니다.
뜨겁던 여름 햇살도 잠시뿐
같이 뜨거워보지도 못한 채
어느 샌가 갑자기
찬 바람이 감싸 도네요.
가슴 텅 빈 오늘 같은 날
뜨거운 열정으로
고향을 노래하면서
한줌의 그리움을 놓고 간 그대!
이의동 하동의 흔적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8. 十二月...貳仟六年
어둠너머 창문 두드리는
싸늘하고도 스산한 바람
할 말 그리 많이 남았는지
바람 소리에 긴 밤 지새우고
그 바람에 실려온
고향의 냄새 !
작은 가슴속 파고드는데
이젠 떠나야 하는가?
06년의 매듭 달을 맞으며
기약 없는 기약 속에
쓰린 고통의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려는가?
남겨진 사무치는 그리움은
떠나야하는 서글픈 현실 앞에
새벽녘 쏟아지는 무서리 되어
가슴속 하얗게 내려앉는데...
귓볼 에이는 새벽 찬 바람도
희미한 달빛마져 밀어버리고
한 세월 빛바랜 삶의 흔적너머로
조용히, 조용히 내려놓으라 하네.
9. 貳千六年 十二月二十九日
얽힌 실타래 풀어헤쳐
어제를 수 놓으며 긴 밤 지새우고
여명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작은 여정 그 기나김의 마침표
이의동에서의 삶을 접으며...
회오리치는 환희와 희열
그리고 그 너머의 애환들
다시 떠오르고 또 지워지고
그리고 펼쳐지는 사연들
그 아픔까지도 접으며...
그 세월의 시작이었고
시작의 설렘도 이곳이었기에
떠나는 숫한 그 사연들 속의
영글지 못한 인연을 뒤로하고
접혀지는 세월의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오늘의 가슴어린 사연들은
또다시 먼 훗날 추억의 책장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우리의 인생을 읇조리며
환희를 노래하게 하겠지요.
내 고향은 이의동, 하동 이었다고...
10. 二儀洞, 下洞 貳千六年 十二月 三十一日
한 걸음 한 걸음씩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있는 그대로의 그 행복만을
바라던 그대! 이의동, 하동
사랑의 평화 속에 고요히 이어져온
그대! 이의동 하동에게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영원히 잊지 못할 2006년도
시련의 아픔너머엔 한줄기 희망 남기고
역사의 숨결너머 사라져 가는데
그대! 애틋한 기쁨과 고요한 슬픔의 절규는
남겨둔 채 그대로 가려는가?
그대가 남겨둔 그 속에서
찿아야 할 희망의 그림자는
정녕 우리들의 몫으로
남기어야만 한단 말인가???
11. 二儀洞, 下洞 / 貳千七年 1月1日
광교산 정기 속에 이어져온
이의동 하동의 빛이여
눈부시도록 찬란한 형광 속에
희망의 물결 되어 오소서.
광교 신도시 개발의
소용돌이 헤치우는
그대 그대로의 의연함속에
이의동 하동의 빛으로 오소서.
비련한 절규 속에 떠나버린
이의동 하동 주인들의
굴곡져 쓰린 가슴속에
넘실대는 사랑으로 오소서.
그대 그 희망은
어둠 속 더 큰 생명력으로
주인 잃은 이 대지위에
참된 영광되어 오소서.
차디차게 굳어버린 이 대지 위
생명의 씨앗 틔우는 근본찿아서
떠난 자들의 아픈 가슴 가슴마다에
삶이 익어가는 향기 되어 오소서...
12.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二月
아픈 마음 부여잡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 순간
벌써 한 장 달력은 넘어
떠난 자들의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어이없이 당황하며 떠난 자들은
새로운 안식처 휴식에도 들지 못하며
속절없는 정신적 공황 속에
오늘도 이 거리를 헤메이고
떠난 보금자리 옛 터전은
부서져 찢어지고, 가로막히니
시샘 달을 알리는 날씨마져도
싸늘히 생생 울어대는데...
고향 등져 떠난 자들도
애절한 사연 속 잠시 남은 자들도
차라리 아픈 흔적의 언덕을
그대로 넘을 수만 있다면...
13.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三月
긴 겨울 칼바람 맞으며
삭혀온 아픔의 시간
그 시간들 속에
덩그란히 나둥그러지고
짏 밣혀져
잊혀진 마음들
한번쯤은 아쉬움으로
가슴 저린 아픔을
달래볼 수도 있을 터인데
기억의 언덕 너머로
아스라이
스러지는 풍경들
어느 누군가 묻어둔 기억
더듬거리며 찿아
봄 향기에 배어나는 내음
눈물대신 삼키면
가슴속 뿌리내려
꽃으로 피어나려나
14. 哀悼序詩 친구여! 山儀室 / 貳千七年 三月 九日
경칩지난 삼월 초 어느 날
지난밤 흩날리던 잔설과 함께
홀연히 여행의 길을 떠나
스스로의 자유를 찿은 친구여!
항시 우수에 찬 너의 모습 감추려
호탕하게 웃던 그 너털웃음마저도
배웅하는 이 하나 없이
외롭고 쓸쓸히 떠나가 버린 친구여!
웃음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걷던 너의 발자욱 속엔
어쩌면 또 다른 네가
존재하고 있었는지
염치가 없어도 좋다
자존심이 으스러져도 좋다
싫다, 좋다, 상관없이
머 언 발치에서나마
한번만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아름 가득찬 너의 그 깊은 마음속
그 꿈이나마 엮어보았으면
너를 사랑했던
많은 지인들의 오열을 뒤로하고
황망스레 가야만했던 길이라면
그 길 너머에서만이라도
못다 한 사랑
못다 이룬 염원
아름으로 물들이며
훨훨 날아 보려므나.
네가 만일 영원으로 간 것이라면
나는 너를
광교산 아래 신봉동 기슭의
한 떨기 영원의 꽃이라 부르고 싶다.
15.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四月
어김없이 잔인한 잎새의 달은 오고
그속 개발의 소용돌이에 밀려
점점 야위어만 가고 있는
내고향 이의동, 하동
주인 떠난 대지위엔
한줌 삶의 투쟁이 펼쳐지고
그 투쟁 속에서
황폐화되어만 가는 고향의 모습들
정녕 이곳이
우리의 고향 이였던가
역겨워져 가는 이 대지가
내 삶의 아름다웠던 터전이였던가
기다림의 나날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생을 갈구하는
나그네들의 몸부림 앞에
찢기어져만 가는 정경들...
그래도 야윈 흔적을 덮어가는
돋아나는 잎새를 갈망하니
이것이 등진 고향을 바라보며
가슴깊이 간직하고픈 몸부림일까.
16. 오월의 편지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五月> 山儀室
주인 떠난 빈집 뜰앞에도
인적 없는 외딴 모퉁이에도
만개한 봄꽃들은
화사한 햇살아래
생을 수놓고 있습니다.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꽃잎들 사이로
싱그러운 웃음도
함께 날리우며
고향의 아름다움을 노래합니다.
불타오르는 장작불처럼
만나는 사람 사람마다
고향으로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르니
언제쯤이면 잊혀질까요.
세월 속에 엮이어져
차마 떼어내지 못하는 질긴 인연은
달려오는 기적소리에 취한
첫사랑의 처녀인양
타오르기만 하는 그리움 뿐
따사로운 봄 향기에
참은 숨 몰아쉬어
아쉬움으로 입맞춤하며
고향 등진 모든 임에게 전하는
오월의 편지
17. 갈망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六月
山儀室
기나긴 기다림으로
마냥 취할 수 있을 것 같은
너를 바라다본다.
희열속의 분노도
절망속의 그리움도
뒤엎어 보면 제자리이건만
애증에 목말라함은
잊혀짐 속에 너를 취하려하는
생의 괴리이었던가...
18. 그리운 고향 貳千八年二月四日 山儀室
귓전 울리던 풀벌레들의 합창소리가
밭고랑 갈구던 경운기의 굉음속으로
아스라이 뭍혀져 갈 때
해질녁 떠오르던 별무리와 함께
나는 그대를 부르리라
바람결에 떨어지던 낙엽사이엔
눈앞를 가리는 희미한 옛정의 그림자가
달음질쳐 달아나는 길고 긴 이랑 너머엔
목놓아 부르고픈 그대 있음에
파도를 헤쳐 넘어 따사로운 그리움이 잔잔한 파장되어
감긴 눈으로 하나 둘씩 헤집어 들어오던 날
진눌려 아린가슴 부여안고 사랑하면
사랑하면은 만날 날 있으리라는...
그것이 욕망이라면
그 욕망속에 갇힌 채 칭얼대고픈 내 생의 삶은
어제보다 사랑하지 못하는 남은 날에
세상을 또 한 번 미워할 수 없는 사랑 속에서
어제보다 더 사랑하는 그대를 부르리라
어둠속 물보라의 하이얀 그리움 너머로 ...
然 -- 연 -------20151101 (0) | 2015.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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緣 -- 연 ---------------2008.10.25.(인연) (0) | 2009.03.02 |
그 대 /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七月 (0) | 2007.07.02 |
갈망 / 二儀洞,下洞 貳千七年 六月 (0) | 2007.05.01 |
二儀洞,下洞 / 貳千七年 四月 (0) | 2007.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