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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아프다

詩 香

by 碧巖 2005. 2. 2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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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아프다..

내가 이 땅에서 이루고자 했던
하나님 나라의 의미를 알면서도
밥벌이 때문에 침묵하는
너희로 인해
옆구리 상처에선 피고름이 흐른다.
제발....
더 이상 나를 욕 보이지 마라.
이만하면 충분히 모욕 당했다.
내가 수원역
어느 쪽방에서
새우잠을 잘 때
휘황한 성전의 샹데리아 아래서
"만왕의 왕인 나!"
"금관의 나!" 찬양하던 이 들이여!!!

내가 가진 건
양심을 찌르는 가시면류관과
흥건한 옆구리의 피를 가린
헝겁 쪼가리 뿐 이었다.
나의 죽인자는
로마인도,
바리사이파인도,
회칠한 무덤 같은 제사장도 아니었다.
일용한 양식을 해결해 줄
메시아를 기다리던
흥분한 군중들도 아니었다.

나를 십자가에 매단 것은
열을 갖지 못해 안달하는
아홉 가진 자들 이었고
손에 쥔 것은
다 자기 것이라 믿는
인간의 어리석음이었다.

황량히 불어닥치는 겨울 바람을
외로운 이 언덕에서 감내하며
그대들을 기다리고
이 땅에서 이루고자 했던
하느님 나라의 의미를 되뇌이면서
오늘도  이렇게......
아프다.
정말 아프다.
그리고  미안하다.
다시 부활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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